[업계소식]깨끗한나라, 생리대 소송 탈출, 오너3세 최현수 브랜드와 마케팅 다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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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깨끗한나라 대표이사 사장이 온라인채널 비중을 늘리고 구독서비스를 강화해 생활용품사업을 다시 일으키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최근 4년 가까이 끌어온 생리대 소송에서 이겼으나 그동안 추락한 기업이미지와 떨어진 점유율 및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 최현수 깨끗한나라 대표이사 사장. |
8일 깨끗한나라에 따르면 최 사장은 생활용품시장 점유율 회복에 중점을 둔 전략을 펴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내외에서 고객접점을 늘리기 위해 온라인채널을 강화하고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구독서비스도 도입했다.
깨끗한나라는 9월부터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 '생활용품 정기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화장지, 키친타올, 미용티슈, 물티슈, 손소독티슈, 비데물티슈 등 깨끗한나라의 주요 생활용품을 할인판매해 충성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깨끗한나라에 따르면 구독고객의 구매 데이터 등을 분석한 뒤 고객의 생활패턴에 맞는 패키지상품도 계속 내놓기로 했다.
최 사장은 온라인채널도 활성화하고 있다.
우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시작한 구독서비스를 '카카오구독ON' 등 구독전문 플랫폼이나 쿠팡과 같은 오픈마켓에서도 내놓기로 했다. 또 인지도가 낮은 자체 브랜드몰 ‘보솜이몰’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도 조만간 추진한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구독서비스를 통해서 고객이 빈번하게 사용하는 생활용품을 사용패턴에 맞게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고객만족을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해외판매에도 힘을 주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2019년부터 동남아시아 3대 온라인몰인 라자다, 쇼피, 큐텐에 입점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고객을 공략해왔는데 올해 들어 글로벌 쇼핑몰 아마존에도 입점해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최 사장은 이를 통해 코로나19와 릴리안 생리대 소송의 여파로 침체돼 있는 깨끗한나라에 활기를 불어넣고 4년째 계속되는 매출 감소에도 종지부를 찍으려 한다.
깨끗한나라는 2017년 발암물질 검출로 불거진 ‘생리대 파동’에 생리대 제품인 릴리안이 포함되면서 기업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특히 릴리안 소비자 5천여 명이 깨끗한나라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면서 그동안 4년 가까이 법적 공방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
지난해 1심과 올해 9월 2심에서 모두 승소하면서 법적 리스크는 해소했지만 추락한 기업이미지와 이에 따른 매출 감소는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깨끗한나라는 2016년 매출 7060억 원을 냈으나 2017년 6599억 원, 2018년 6263억 원, 2019년 5942억 원, 2020년 5916억 원으로 매출이 계속 줄었다. 2021년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 1410억 원, 영업이익 38억 원을 내며 2020년 2분기보다 매출은 6.1%, 영업이익은 78.2% 감소했다.
생리대사업에서 부진이 실적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깨끗한나라의 국내 생리대시장 점유율은 2016년 12.6%에서 2019년 2분기 6.8%로 급락했다.
깨끗한나라의 사업구조는 크게 제지부문(49%)과 생활용품(32%)부문으로 나뉘는데 생활용품부문은 생리대 판매가 저조한 가운데 휴지와 물티슈도 최근 유통기업들의 자체브랜드(PB)상품과 경쟁하면서 점유율을 점차 내주고 있다.
유한킴벌리, 모나리자 등 동종업계가 마스크, 손소독제, 물티슈 등 위생용품을 온라인채널에서 판매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는 것과 대조적이다.
깨끗한나라는 2019년 더 이상의 추락을 막기 위해 당시 총괄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최현수 전무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올리며 변화에 나섰다. 그는 미국 보스턴대를 졸업한 뒤 2006년 깨끗한나라에 입사해 경영기획담당이사, 총괄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의 딸이며 최화식 깨끗한나라(당시 대한펄프공업) 창업주의 손녀이기도 하다. 생활용품업계에서는 한때 최 회장이 막내아들 최정규씨에게 경영권을 물려줄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오기도 했으나 결국 회사의 위기를 타개할 인물로 최 사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으로서 생리대를 비롯한 생활용품을 사용하는 주고객층의 마음을 잘 이해할 것이라는 점이 최 사장 낙점의 주요 이유가 된 것으로 생활용품업계는 바라본다.
최 사장은 대표에 오른 직후 화장품기업 아모레퍼시픽 출신의 영업전문가 한재신 상무를 영임해 생활용품사업부장에 세우면서 생활용품부문의 마케팅역량 강화에 힘을 썼다.
또 문제가 된 생리대 브랜드 릴리안을 완전히 정리하고 2020년 유기농면을 사용한 새로운 생리대 브랜드 '디어스킨'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깨끗한나라는 생리대 점유율을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2019년에 영업수지 흑자전환을 이끌어냈다.
이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그는 2020년 3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사장은 또 올해 LG화학 출신의 인사전문가 김민환 전무를 각자대표이사로 영입해 깨끗한나라의 조직문화 혁신을 맡겼다. 최 사장은 회사의 사업부문을 중점적으로 이끌고 있다.
[출처]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